안녕하세요, 속초어때입니다. 9월 20일 일요일 저녁 6시 기준, 속초 기온은 21도이고 하늘은 맑습니다. 강수확률 0%, 낮 최고 23도에 밤 최저 18도. 우산도 겉옷도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는, 9월 하순치고 아주 얌전한 날씨입니다. 그런데 오늘 저녁 속초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기온이 아닙니다. 일몰 18시 26분, 그리고 미시령로 서울 방면 정체입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지금으로부터 해는 26분 뒤에 넘어가고, 속초를 빠져나가는 길 세 곳은 이미 느려졌습니다.
해는 26분 남았고, 바다는 방금 다 빠졌습니다
오늘 속초 일출은 06시 11분, 일몰은 18시 26분이었습니다. 열흘 뒤인 9월 30일에는 일몰이 18시 11분입니다. 열흘 만에 저녁 해가 15분이나 짧아지는 구간에 지금 들어와 있다는 뜻입니다. 사흘 뒤인 9월 23일 수요일이 추분이라, 이번 주를 넘기면 속초에서도 밤이 낮보다 길어집니다. 해변에서 사진 찍을 계획이라면 ‘저녁 먹고 나가야지’가 통하지 않는 시기라는 걸 기억해두시면 좋습니다.
바다 상태도 좋습니다. 수온 23.5도, 파고 0.7m. 오늘은 물때로 2물이고 만조가 오전 08시 10분, 간조가 오후 5시 44분이었습니다. 지금은 물이 가장 많이 빠진 직후라 평소 물에 잠겨 있던 갯바위와 테트라포드 아래가 드러나 있습니다. 다만 동해는 서해와 달리 조차가 아주 작아서, 오늘 만조와 간조의 조위 차이는 고작 17cm 남짓입니다. ‘물 빠졌으니 안쪽까지 걸어 들어가도 되겠지’ 하는 판단이 동해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파고 0.7m는 눈으로 보면 잔잔하지만, 방파제나 갯바위에 올라서 있으면 한 번씩 높은 너울이 그대로 발등을 넘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신발이 젖는 선까지만 내려가시길 권합니다.
지금 혼잡한 여섯 곳 중 세 곳이 숙소입니다
저녁 6시 기준 혼잡으로 잡히는 곳은 청초호, 한화리조트 설악 워터피아, 금호리조트 설악, 학사평 콩꽃마을 순두부촌, 설악산 대청봉, 켄싱턴호텔 설악 여섯 곳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워터피아·금호리조트·켄싱턴호텔, 즉 숙박시설 세 곳이 일요일 저녁에 동시에 혼잡이라는 점입니다.
보통 일요일 저녁이면 숙소는 빠지고 도로만 막힙니다. 오늘은 반대로 숙소가 차 있습니다. 이유는 달력에 있습니다. 올해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고, 법정 연휴는 9월 24일 목요일부터 26일 토요일까지입니다. 여기에 27일 일요일이 붙어 나흘이 되는데, 21·22·23일 사흘을 연차로 붙이면 어제 19일 토요일부터 27일 일요일까지 9일 연속 휴가가 만들어집니다. 그 9일을 택한 분들은 오늘 짐을 싸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녁 6시에도 리조트가 혼잡하고, 이 시간에 대청봉이 잡히고, 순두부촌에 줄이 섭니다.
참고로 9월 28일 월요일은 대체공휴일이 아닙니다.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이 토요일과 겹쳤지만, 설날·추석 연휴는 일요일이나 다른 공휴일과 겹칠 때만 대체공휴일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휴는 나흘로 끝난다는 점, 숙소를 아직 안 잡으셨다면 계산에 넣으셔야 합니다.
속초를 빠져나가는 길 세 곳, 지금 상태
지금 진입·진출 도로는 미시령로(서울 방면) 정체, 동해대로(해안·시내) 정체, 설악산로(설악 방면) 서행입니다. 세 곳이 동시에 느려진 건 우연이 아닙니다. 속초에서 수도권으로 나가는 선택지가 사실상 이 세 갈래로 수렴하기 때문입니다.
- 미시령로 → 미시령터널 → 인제 방향: 가장 짧고 가장 먼저 막히는 길입니다. 터널 통행료는 승용차 3,300원. 이 도로는 2006년 개통 후 2036년까지 30년간 통행료를 받는 민자도로입니다.
- 설악산로 → 44번 국도 한계령 → 인제·홍천: 지금 서행입니다. 미시령이 막힐 때의 정석 우회로지만, 고갯길이라 해가 넘어간 뒤에는 커브와 안개를 감당해야 합니다.
- 동해대로 → 양양 → 서울양양고속도로: 시내를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라 주말 저녁엔 고속도로에 오르기 전부터 밀립니다.
실제 소요시간이 얼마나 벌어지는지 감을 잡아보시라고 지난 성수기 기록을 하나 남깁니다. 평소 서울~속초는 2시간 20분 안팎인데, 피서철 귀경 정체 때 양양JC에서 미사IC까지 평균 시속 45km로 3시간 21분이 걸린 사례가 있었고, 더 심한 날은 3시간 40분까지 갔습니다. 특히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 방향 설악IC~서종IC 구간이 평균 시속 10km대로 가다 서다를 반복합니다. 오늘이 그 수준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추석 직전 일요일 저녁이라는 조건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올라타거나, 저녁을 먹고 8시 이후에 움직이거나입니다. 어정쩡하게 7시쯤 출발하는 게 가장 나쁜 선택입니다. 해는 이미 졌는데 차는 제일 많은 시간대에 걸립니다. 속초어때 실시간 진입도로 정보를 한 번 확인하고 출발 시각을 정하시면, 최소한 ‘괜히 이 시간에 나왔다’는 후회는 피하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미시령터널 통행료는 2021년 7월 1일부터 속초·고성·양양·인제·양구·홍천 6개 시군 주민 차량에 면제됩니다. 세대·법인·단체 소유 자동차 1대에 대해 1일 왕복 1회까지입니다. 속초 주민인데 아직 등록을 안 해두신 분은 연휴에 오갈 일이 많은 이번 주에 챙겨두시는 게 이득입니다.
그래서 학사평이 붐빕니다
혼잡 목록에 학사평 콩꽃마을 순두부촌이 들어가 있는 건 맛 때문만이 아닙니다. 지리 때문입니다. 학사평은 미시령 아래 첫 번째 마을입니다. 속초에서 미시령로를 타고 서울로 향하면, 고개에 오르기 전 마지막으로 만나는 식당 밀집지가 바로 여기입니다. 즉 순두부촌이 붐빈다는 건 ‘지금 서울로 올라가려는 차가 많다’는 신호와 거의 같은 말입니다. 도로 정보와 혼잡 정보를 따로 보지 말고 겹쳐 봐야 하는 이유가 이 지점에 있습니다.
학사평에 왜 하필 순두부인지도 알아두면 한 그릇이 달라집니다. 이 마을은 바람이 세고 진흙에 화강암 모래가 섞여 들어와 곡식이 잘 자라지 않는 땅이었습니다. 그런 토양에서도 결실을 맺는 작물이 콩이었고, 자연히 콩 재배 면적이 늘었습니다. 30여 년 전만 해도 집집마다 두부 틀이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결정적인 계기가 하나 더 있었는데, 1960년대 학사평저수지 공사입니다. 4년 넘게 이어진 공사 기간에 모두부와 순두부, 콩국수가 인부들의 술안주로 알려지면서 상업적인 음식이 되었습니다. 원조로 알려진 김영애 할머니는 1916년생 양양 출신으로, 1965년부터 두부로 생업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도로변을 따라 80여 개의 순두부 식당이 이어집니다. 참고로 ‘학사평’이라는 지명은 흰 학 두 마리가 하늘로 솟아올랐다는 전설에서 왔습니다.
80여 곳 중 어디를 갈지 고민되신다면, 실전 기준 세 가지만 드립니다.
- 주차장 규모로 고르세요. 지금 시간대에 대기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간판보다 주차 가능 대수가 회전율을 말해줍니다.
- 마감 시간은 전화로 확인하세요. 두부는 재료가 떨어지면 그날 장사가 끝납니다. 가게마다 마감이 다르고, 저녁 장사를 일찍 접는 집도 적지 않습니다. 순두부촌에 도착해서 헤매지 않으려면 출발 전 한 통이 제일 빠릅니다.
- 초두부(순두부)와 모두부를 같이 주문해 보세요. 굳히기 전 상태인 초두부와 눌러 굳힌 모두부는 같은 콩으로 만들어도 완전히 다른 음식입니다. 두 가지를 놓고 먹어보는 게 학사평에서만 가능한 경험입니다.
속초 주민 입장에서도 오늘은 나쁘지 않은 타이밍입니다. 연휴 손님이 들어오면 학사평은 다음 주 목요일부터 다시 자리가 없습니다. 반대로 오늘 저녁은 외지 차들이 ‘먹고 바로 떠나는’ 회전이라 8시 이후에는 오히려 한산해집니다.
청초호가 혼잡할 때 대신 갈 수 있는 30분
혼잡 여섯 곳 중 유일한 시내 지점이 청초호입니다. 날씨 21도, 바람 약함, 강수확률 0%. 산책하기에 오늘만 한 저녁이 흔하지 않으니 사람이 몰리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출발까지 30분~1시간이 남아 굳이 걷고 싶다면, 굳이 붐비는 구간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 물이 빠진 직후의 방파제 안쪽: 간조가 5시 44분이었으니 지금이 조간대가 가장 넓게 드러난 시각입니다. 다만 파고 0.7m 너울이 한 번씩 올라오므로 젖은 검은 구역 위로는 올라가지 마세요.
- 해 지는 방향이 반대라는 점: 속초는 동해안이라 일몰은 바다가 아니라 설악산 능선 뒤로 넘어갑니다. 저녁 사진을 남기려면 바다를 등지고 서쪽 산을 보셔야 합니다. 18시 26분 직후 15~20분 동안 설악 능선이 가장 붉습니다.
- 이번 주 실내 일정 하나: 민준규 사진전이 9월 22일 월요일까지 열립니다. 저녁에 문 닫는 시각은 전시장에 확인이 필요하지만, 비가 오거나 바람이 셀 다른 날을 대비해 기억해두실 만합니다.
이번 주 속초, 날짜만 짚어봅니다
- 9월 22일(월) 민준규 사진전 마지막 날
- 9월 23일(수) 추분 — 이날 이후 속초의 밤이 낮보다 길어집니다
- 9월 24일(목)~26일(토) 추석 연휴, 추석 당일은 25일 금요일. 27일 일요일까지 나흘, 28일 월요일은 대체공휴일 아님
- 9월 30일(수) 재산세 납부 마감 — 연휴가 끼어 있어 은행 영업일이 생각보다 적습니다. 오늘 달력에 표시해두세요
- 9월 30일(수) 일몰 18시 11분 — 이달 말이면 저녁 6시 반이 이미 밤입니다
정리하면 오늘 저녁 속초의 답은 간단합니다. 날씨는 좋고 바다는 잔잔한데 길은 막혔습니다. 그러니 지금 바로 출발하거나, 학사평에서 한 그릇 비우고 8시 넘겨 움직이는 것이 낫습니다. 7시 출발만 피하시면 됩니다. 남으시는 분이라면 일몰 18시 26분 직후 20분, 설악 능선이 붉어지는 그 시간을 놓치지 마세요. 사흘 뒤 추분이 지나면 이만한 저녁을 다시 만나기까지 꽤 기다려야 합니다.
오늘은 9월 20일 일요일 저녁 6시 기준 속초의 날씨와 바다, 진입도로 세 곳의 상황, 그리고 학사평 순두부촌이 붐비는 진짜 이유와 귀경 출발 시간까지 알아보았는데요, 유익하셨나요? 다음에는 더욱 유익한 정보로 찾아뵙겠습니다.




